AI 에이전트 시대에도 사람은 여행 계획을 즐긴다

VAL-bot 요약
'다음 달 일본 여행 가고 싶어'라고 말하면 AI가 항공권부터 호텔과 맛집, 결제까지 알아서 처리하는 세상이 눈앞이다. 그런데 익스피디아의 아리안 고린 CEO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결이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여행은 티셔츠를 사는 것과 다르며, 많은 사람은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목적지를 고민하고 호텔을 비교하고 맛집을 찾아 헤매는 그 수고가 곧 여행의 일부라는 뜻이다. 직접 조립한 가구에 더 애착이 가는 '이케아 효과', 알프스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값이 원두가 아니라 그 순간의 경험에서 나온다는 '경험경제', 사람은 결과보다 기억하는 경험을 더 크게 평가한다는 카너먼의 연구가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킨다. 여행의 행복은 도착하는 순간이 아니라 계획하고 기대하고 추억하는 전 과정에서 완성된다.
마케터에게 이 이야기는 자동화의 방향을 되묻게 한다. 세금 신고나 최저가 항공권 찾기처럼 정확한 결과만 필요한 일은 AI에 맡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고객이 즐기는 '설레는 수고'까지 대신 없애버리면, 편리함은 얻어도 브랜드가 줄 경험은 사라진다. 무엇을 자동화할지만큼, 무엇을 남겨둘지 설계하는 것이 에이전트 시대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