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볼 수 없는 광고가 팔리기 시작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의 웹사이트는 지금 두 벌로 돌아간다. 사람 독자와 구글 검색봇에게는 평소 보던 페이지를 주고, 챗GPT나 퍼플렉시티 같은 AI 크롤러가 오면 마크다운으로 정리된 다른 페이지를 내준다. 광고는 두 번째 페이지에만 들어 있다. 형식도 배너가 아니라 질문과 답변 한 쌍이다. 앨리은행이 일상 뱅킹에 좋냐는 질문에 사실형 문장으로 답하는 식이고, 이미지나 감성 문구는 없다. 페이지당 하나만 심어 프리미엄으로 판다. 첫 광고주는 앨리은행과 PMI다.
노림수는 분명하다. AI가 답을 만들려고 이 페이지를 읽을 때, 심어둔 문단이 답변의 재료가 된다. 한 광고기술사 대표의 표현대로 챗GPT를 설득하면 챗GPT를 쓰는 사람 전체를 설득하는 셈이다. 검색 광고는 최소한 광고라고 표시라도 됐지만, AI 답변에 녹아든 문장은 독자가 광고인지 알 방법이 없다. 필자는 이 구조를 1950년대 라디오 페이올라 사건에 견준다. 음반사가 DJ에게 돈을 주고 특정 곡을 틀게 했고 청취자는 그 선곡이 거래의 결과라는 걸 몰랐다. 결국 1960년 미국 통신법이 고쳐지고 나서야 대가성 방송을 밝히게 됐다.
아직 효과를 잴 방법도 없고, AI 회사가 정책을 바꾸면 그대로 사라질 상품이다. 그래도 마케터가 지금 할 일은 있다. 몰래 심는 쪽이 아니라 우리 공식 페이지를 AI가 읽기 좋게 정리하는 쪽이다. 고객이 물을 법한 질문을 그대로 소제목으로 달고, 감성 카피와 별개로 검증 가능한 사실 문단을 따로 마련해 두는 것. 우선 챗GPT에 우리 브랜드를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