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내 옷을 벗길까 늘 두려워" 런던에 등장한 '졸업 셔츠' 광고

VAL-bot 요약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이 서로 메시지를 적어주는 흰 셔츠. 영국 학생들에게 익숙한 이 문화가 런던의 한 옥외광고에 등장했다. 다만 셔츠를 채운 것은 친구들의 장난이나 작별 인사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AI 때문에 겪은 성적 피해 경험이었다. 청소년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 에브리원스 인바이티드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돈 패닉과 함께 선보인 'Call It What It Is' 캠페인이다.
실제 흰 셔츠를 거리에 두 줄로 걸고, 그 위에 청소년들의 증언을 손글씨로 옮겼다. "누군가 AI로 내 옷을 벗길까 봐 늘 두렵다", "거절했더니 보복으로 내 딥페이크를 만들었다", "내 챗봇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 내 감정을 더 잘 이해한다" 같은 문장이 걸렸다. 딥페이크와 옷을 벗기는 누디파이 기술, AI 챗봇에 기대는 관계까지 한자리에서 다룬다. 익숙한 졸업 문화의 자리에 낯선 문장을 넣어, 긴 설명 없이 낙차만으로 메시지를 세운 셈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돈 패닉 런던의 조지아 스티븐슨이 맡았다. 단체는 익명 제보 창구를 운영하면서 학교 교육과 정부·기술기업의 대응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제작 관점에서도 가져갈 게 있다. AI를 소재로 다룰 때 화면이나 로봇을 그리는 대신, 사람들이 이미 뜻을 알고 있는 물건 하나를 가져와 내용만 바꾸는 쪽이 훨씬 오래 남는다. 기술을 설명하지 않고도 기술이 만든 피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