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다음 질문은 AI '도입'이 아니라 '기반'

Epsilon이 내놓은 'The State of AI in Marketing: 2026 Benchmark Study'를 보면 마케팅 조직의 AI 도입률은 100%다. 응답자의 49%가 마케팅 예산의 11%에서 20%를 AI에 쓰고, 92%는 파트너를 고를 때 AI 역량을 중요하게 본다. 스스로 '매우 성숙하다'고 답한 비율도 51%로 지난해 35%에서 크게 올랐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45%는 자사 데이터의 품질이 불완전하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도입은 전부 끝났는데 그 위에 올릴 기반은 절반 가까이가 흔들린다.
쓰는 목적과 재는 잣대도 어긋나 있다. AI를 생산성과 효율을 위해 쓴다는 응답이 71%인 반면 매출 창출이라 답한 곳은 9%에 그쳤다. 그런데 성과를 매출과 ROI로 측정한다는 응답은 46%, C레벨만 놓고 보면 58%다. 시간을 아끼려고 도입해 놓고 돈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체감도 층마다 다르다. AI 도구가 '매우 가치 있다'고 본 비율이 C레벨은 73%인데 시니어 매니저는 25%에 그쳤다. 에이전틱 AI는 92%가 이미 워크플로에 넣었거나 파일럿 중이지만, 완전 자율로 돌리는 곳은 2%뿐이고 76%는 사람의 승인 단계를 남겨 뒀다.
Epsilon의 처방은 단순하다. 자사 데이터와 고객 식별 체계부터 다지고, AI를 시간 절약 도구가 아니라 매출을 만드는 축으로 놓고 재라는 것이다. 경영진과 실무팀이 같은 정의와 같은 지표를 보게 만드는 일도 여기 포함된다. 올해 마케터가 답해야 할 질문은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우리 데이터가 AI를 감당할 만큼 정리돼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