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킷캣 12톤이 칸 PR 그랑프리가 되기까지

VAL-bot 요약
2026년 3월, 부활절 대목을 앞두고 이탈리아 중부 공장을 떠나 폴란드로 가던 트럭이 통째로 사라졌다. 실려 있던 건 F1 테마 신제품 킷캣 약 41만 개, 무게로 12톤가량이다. 킷캣은 이 사실을 먼저 공개했고, 슬로건 ‘Have a break’의 break가 휴식과 탈출을 모두 뜻한다는 데 착안해 농담을 던지면서도 도난품이 비공식 경로로 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수는 소비자를 탐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4월 1일, 포장 뒷면의 배치 코드를 넣으면 도난품인지 알려 주는 추적기를 공개했다. 만우절이라 장난으로 의심받았지만 실제였고, 이용은 220만 건을 넘었다. 브랜드 대화량은 508% 늘었고 도미노피자, KFC, 라이언에어 등 115개가 넘는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대화에 끼어들었다. 의심 코드 3건 중 1건은 실제 경찰 수사의 단서가 됐고, 캠페인은 2026 칸 라이언즈 PR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다.
핵심은 악재를 감추지 않고 이야기의 재료로 썼다는 점이다. 숨길 수 없는 일이면 먼저 말하는 쪽이 주도권을 쥐고, 평소 쌓아 둔 브랜드 말투가 있었기에 위기 속 농담도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다만 농담만 했다면 역풍을 맞았을 것이다. 위기 대응 매뉴얼을 다시 본다면 유머보다 먼저 실제로 문제를 푸는 행동을 붙여 두는 것이 여유를 신뢰로 바꾸는 길이다.